official website of KIM DONG RYUL

2011

  1. - Oct (1)
  2. - Sep (1)
  3. - Jan (1)

2006

  1. - Nov (1)
  2. - Oct (1)
  3. - Sep (83)

2001

  1. - Nov (1)
  2. - May (1)
  3. - Feb (2)
yul 2005.05.03
홍콩 여행기 #6 '홍콩의 요리 1'


홍콩에 가는 사람들은 크게 두부류로 나뉜다. 쇼핑이 목적인 사람들과 식도락이 목적인 사람들. 아닌 게 아니라 홍콩으로 여행을 간다니까 주위에서 이런 저런 음식점, 혹은 음식의 메뉴들을 추천해 주었다. 어디를 가면 Roast Duck이 맛나고 어디가면 전복 송이버섯 수프가 죽인다라던지 딤썸은 여기가 최고라는 둥 온통 맛난 음식점에 대한 얘기가 대부분이었다. 이번 여행을 함께한 후배의 관심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음식’이었다. 홍콩의 산해진미를 두루 맛보고 올 것이라는 것이 그의 굳은 목표였다. 출발하기 전 내가 여행 계획에 대한 상의를 하면서 나는 사진을 많이 찍을 예정이라 좀 지루할지도 몰라 등등의 의견을 제시하면 그의 대답은 무조건 “형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난 그냥 맛있는 것만 먹으면 돼!” 이었다. 한 가지 그가 요구한 사항은 하루에 4끼를 먹어도 되냐는 정도였다. 심지어 그는 출발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조심스레 소화제까지 구입하였다. 그러나 그런 그의 부푼 기대와는 달리 여행을 다 마칠 때까지의 우리의 식도락 여정은 그리 순탄한 편은 아니었다. 첫날의 융기 식당의 로스트 덕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거위는 겉으로 보기엔 기름이 반지르하게 흐르지만 막상 입에 넣으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고 너무 고소하다. 해산물 스프는 바다의 냄새가 가득했고, 쪄서 나오는 새우 요리도 너무도 신선했다. 우린 이런 행복한 식사가 계속 될 것이라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다음날 알렉스가 추천해준 홍콩 로컬 주민들이 즐겨간다는 딤썸집에선 슬프게도 만족스러운 식사를 이룰 수 없었다. 원래는 가이드북에서 추천한 어느 호텔에 있는 딤썸집에 갈 예정이었는데, 같은 퀄리티에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우리가 가려던 곳은 관광객들이나 가지 자기네들은 안 간다는 말에 혹해서 ‘그래 현지 친구가 있으면 이런 게 좋은거 아니겠어?’ 하면서 의기양양하게 찾아간 그 레스토랑엔 영어를 할줄 아는 웨이터가 없었던 것이다. 보스톤에서 유학시절에는 아줌마들이 딤썸 카트에 담아서 테이블마다 돌아다니기 때문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또 물어보기도 했던지라 거의 실패할 확률이 적었는데, 여기선 메뉴가 다 한자로 적혀있는 바람에 궁여지책으로 옆테이블에서 중국 사람들이 먹고 있는걸 따라 시킨 것이 화근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도 알렉스가 전날 우리가 보스톤에서 좋아하던 메뉴를 한자로 몇 개 적어줬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날 점심을 두 번 먹어야했을지도 모른다. 알렉스가 우리의 식사량을 보다 정확히 파악했었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정체불명의 고기 속이 들어간 딤썸을 씹으며 뭐 이런 경험도 필요하지 하면서 위로해 보았다. to be continued Photo by YUL, Contax T3 '다그치는 영어에 당황하는 웨이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