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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l 2005.05.12
홍콩 여행기 #8 '홍콩의 요리3'

다행이도 호텔 안의 중국식당은 우리가 예상했던 딱 그대로의 분위기였다. 커다란 원형 탁자가 홀에 듬성듬성 놓여있고 보기에도 군침이 좔좔 흐르는 산해진미가 그득 쌓여져 있는 여타의 테이블을 바라보며 우리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몽콕에서 먹었던 로칼 푸드에 대한 기억을 애써 지우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기쁘게 테이블에 앉았다.

웨이터가 메뉴를 가져왔는데 역시 한자가 가득이다. 후배가 Willie에게 메뉴를 건네주며 알아서 잘 부탁한다고 우린 정말 맛있는 음식을 원한다라고 한마디를 덧붙인다.

고심하는 Willie. 여자친구와 함께 중국말로 계속 상의를 한다.

“Do you want some soup?"

음...그렇지. 스프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첫날 융기 식당에서 먹었던 해산물 스프의 맛이 혀끝에서 살아났다.

야채를 좀 시켜달라는 주문 외에 우리는 일체의 모든 음식의 주문을 Willie에게 맡기기로 한다. 웨이터와 중국어로 한참 이거저거 얘기하더니 주문을 마친 Willie.

배고픔을 잊으려 자스민차를 연거푸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노라니 가장 처음 순서로 스프가 나온다. 은색 스틸로 만들어진 커다란 냄비통의 뚜껑을 여니 뭔가 범상치 않은 냄새가 휙 전해온다. 마침 그 옆자리에 앉아 있던 후배가 성급히 냄비 안을 들여다보는데 표정이 그다지 좋지 않다.

“This soup can be a little bit heavy for you guys."

Willie가 웃으며 이렇게 말하면서 돼지 뼈를 고아 만든 스프라고 설명해준다.

돼지 뼈라니. 해산물 수프도 있고 닭고기 스프도 있고 하다못해 Hot & Sour Soup도 있는데 말이다. 멀건 국물에 통째 삶아진 돼지고기가 둥둥 떠다니는 스프를 한입 떠먹더니 후배가 한국말로 혼자서 중얼거린다.

“사골 국물이네...그냥 사골국물.”

후추를 많이 뿌려서 먹어보니 뭐 그런 대로 먹을 만하다.

다음엔 내가 좋아하는 차이니스 베지터블.

기름에 살짝 데쳐서 굴 소스로 볶은 요리인데, 중국 음식점에 가면 꼭 빼놓지 않고 시키는 메뉴이다.

야채 다음으론 뭔지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푸딩 같은 음식이 나왔다. 계란찜도 아닌 것이 두부도 아닌 것이 약간 달짝지근하기도 하고 고소하기도 한데, 또 시켜서 먹고 싶다는 느낌까진 아니더라도 썩 괜찮은 맛이었다.

젓가락질이 조금씩 빨라지면서 기분이 살짝 좋아지며 이 요리에 대해서 좀더 물어보려고 하던 찰나, 웨이터가 막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 새로운 요리를 보자마자 나와 후배는 젓가락을 든 채로 그대로 얼어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