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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l 2005.06.15
일본 여행기 #6 '일본의 목욕문화'


히로가 사는 곳은 치바시의 모바라(茂原)라는 곳이다. 도쿄에서 급행열차로 1시간정도 떨어진 거리이다. 회사가 근처에 있다는 게 가장 커다란 이유겠지만, 한적한 동네와 저렴한 집값 때문에 도쿄에 직장이 있는 일본인들도 이렇게 교외에서 출퇴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히로의 집은 혼자 사는 남자의 집 치고는 지나치게 깔끔했다. 그래서 살짝 뭔가 쓸쓸하게 느껴지려는 찰라 오전에 청소하느라 힘들었다며 머쓱하게 웃는다. 하긴 나라도 손님이 오면 열심히 치웠을 게다. 그렇지만 미국에서의 히로의 생활습관을 추측 건데 청소 전후의 상황이 그리 달랐을 것 같지는 않다. 첫날부터 빼곡하게 관광을 해서 잔뜩 피곤해 있는 나를 위해 히로가 목욕을 권한다. 여행을 하는 동안 줄곧 느낀 것이지만 일본 사람들은 목욕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아니 좋아한다기 보단 그냥 생활의 일부인 것 같다. 안 씻고 사는 사람들이 어딨담 하고 생각한다면 여기서의 목욕이란 샤워가 아닌 정말 말 그대로 욕조에 몸을 지긋이 담그고 하루의 피로를 푸는 그런 목욕을 말한다. 물론 일본에서도 하루를 초단위로 쪼개서 사는 바쁜 사람들이야 퀵샤워에 고양이 세수로 하루를 마감할 수밖에 없겠지만, 대부분의 보통 일본 사람들은 자기 전에 뜨거운 물로 푹 몸을 담갔다가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고 행복하게 잠자리에 드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대중 싸우나나 찜질방 같은 곳에 가는 것이 일반적인 데에 비해 일본에서는 그런 대중목욕탕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관광의 목적으로 온천을 가는 것이 아닌 바에야 집에서 대부분 목욕을 한다고 한다. 그런고로 가정의 목욕 시스템도 약간 다른데, 일단 욕조가 우리나라나 서양식의 길고 얕은, 즉 드러눕기 위한 그런 욕조가 아니라 그것의 반 정도의 사이즈이나 보다 깊은 욕조,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기고 앉으면 가슴 언저리 물이 차는 그런 형태이다. 한번 물을 데우기가 어려웠던 옛날에 조금이라도 더 물을 아끼기 위해 나무통 같은 곳에서 목욕을 하던 생활습관이 그대로 이어져 내려온 것이라 한다. 아버지가 제일 먼저 목욕을 마치고 나면 그다음에는 어머니, 그리고 아이들 순서로, 온 가족이 한번 물을 데워 그 물에 모두 목욕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도 이런 식으로 물을 아끼는 가정이 많다고 하는데, 이런 버릇 때문인지 몸을 탕에서 충분히 불리고 난 후 떼를 미는 한국 사람들과는 달리, 일본에선 먼저 몸을 깨끗하게 다 씻고 나서 탕 안에 들어간다고 한다. (온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히로의 집에서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난생 처음 보는 일명 ‘오토매틱 오후로(목욕) 시스템’ 이 갖추어져 있던 것이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동으로 물이 받아져서 일정 수위에 이르면 멈추고, 또 자동으로 원하는 온도를 맞춰준다. 뿐만 아니라 이 온도가 자동으로 몇 시간 동안 계속 유지가 된다. 집에서 가끔 목욕을 하고 싶을 때에 물을 받으려면 혹시나 물이 넘칠까 계속 유의 주시해야 할 뿐더러, 온도를 적당하게 맞추기가 힘들어서 차가운 물과 뜨거운 물을 번갈아 틀어야하는 번거로움, 그리고 혹여 물을 받아놓고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던지, 깜박 잊어버린다던지 하는 경우에 물이 차갑게 식어버리는 이 모든 불편함을 한번에 해결하는 장치인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고급 주택에선 이런 시스템이 보란 듯 설치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번도 본적이 없었기에 너무나 신기하고 부러웠다. 집에 갖춰 놓고 싶다는 생각을 한 백번쯤 했나 보다. LEICA DIGILUX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