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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l 2005.06.19
일본 여행기 #10 '하꼬네의 료칸'


하꼬네의 료칸(旅館)에 도착했다. 이곳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히로의 회사가 게스트 하우스로 쓰던 곳인데 지금은 일반 사람들에게도 오픈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회사원들에겐 특별할인제도가 있어서 방값이 저렴하기에 망설임 없이 이곳으로 결정하였다. 딱히 훌륭한 view가 있다든지 으리으리한 시설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깊은 숲 속에 위치한 작고 정갈한 료칸이었다. 사실 나는 옛날부터 일본의 료칸에서 꼭 한번 묵어보고 싶었다. 정원군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입에 침을 튀기며 자랑하던 그런 호사스러운 료칸 패키지는 아니더라도, 다다미방에서 그윽한 오차를 마시며 료칸에서 제공하는 성실한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야외온천에서 목욕을 하는 그런 코스를 꼭 한번 경험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흔하게 연상되는 ‘일본의 전형적인 료칸’의 이미지는 사실은 매우 고급 수준의 것들이어서 왠만한 별 다섯 개짜리 호텔보다 훨씬 비싸다고 한다. 가이드북에서 찾아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가 즐겨 찾으신다는 하꼬네의 한 온천은 1박에 무려 50000엔이나 한다고 들었다. 카운터에 직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판기에서 숙박권을 끊어야하는 이상한 시스템의 체크인을 거쳐 2층에 위치한 널찍한 방에 짐을 풀었다. 소박한 외관에 비해 기대 이상으로 크고 깨끗한 방이다. 일본의 다다미방의 크기를 어떤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침실, 거실, 그리고 티비와 응접세트가 있는 또 다른 작은 거실의 3칸으로 나뉘어져 있고,(여기서 칸이란 여닫이문으로 분리될 수 있는 공간을 뜻하는 내멋대로 식의 단위) 테이블 위에는 오차를 마실 수 있는 다도세트가 뜨거운 물이 담겨있는 보온병과 함께 놓여져 있었다. 옷장에는 방금 풀을 먹인 듯 빳빳한 이불과 함께 목욕할 때 입는 짙은 감색의 유가타(浴衣)세트가 얌전하게 개어져 있다. 편안하고 서늘하게 느껴지는 다다미 바닥에 잠시 누워 있다보니 그대로 등이 붙어버린다. 이른 새벽부터 움직이느라 다들 지쳐있었던터라, 기왕 이렇게 된 김에 저녁 식사 전에 짧은 오침을 즐기기로 한다. 방안에는 향긋한 오차 냄새가 은은하게 풍기고 열어놓은 창문 틈새로 산새들의 소리가 어렴풋이 들린다. 스르르 어느새 몸이 녹아내린다. Contax T3, at 하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