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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l 2005.06.21
일본 여행기 #12 '우미호따루(海蛍)'


차가 막힐까봐 아침 일찍 서둘러 료칸을 나왔다. 맘같아서야 하꼬네에서 일주일 푹 쉬면서 구석구석 음미하고 싶지만, 갈 길이 바쁜 여행자의 신분으론 무리다. 오늘의 여정은 치바에 들러 짐을 간단히 짐을 꾸린 후, 도쿄로 갔다가 다시 센다이까지 5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터프한 스케줄인 것이다. 다행이도 료칸에서 든든하게 아침을 먹은 터라 어제와는 달리 컨디션은 최고다. 일찍 서두른 탓인지 고속도로 사정도 원활하고 날씨도 더할 나위 없이 기가 막히다. 하꼬네의 아름다운 산세가 뒤로 점점 멀어지는 것이 아쉬웠지만 이러한 미련 때문에 언젠가 한번쯤 더 찾아오게 되려니 하며 위안해본다. 요꼬하마 근처 즈음부터 막히던 고속도로가 조금씩 풀리더니 저 멀리에 그 유명한 요꼬하마 베이 브릿지가 보인다. 하꼬네로 올 때에는 도쿄에서 출발했었고 오늘은 도쿄가 아닌 치바의 히로집으로 돌아갈 예정이기 때문에 노선이 달라져서, 일본에서 가장 비싼 고속도로라는 아쿠아 라인을 타게 된 것이다. 아쿠아 라인은 도쿄만을 가로질러서 가와사키시와 키사라즈시를 연결하는 15km나 되는 해저 터널이다. 도쿄만에는 아직도 많은 배가 수시로 왕래하는터라 15km 구간 중 거의 대부분은 해저터널이고 4.4km부분만 해상 고속도로로 만들어져 있는데, 바로 터널에서 바다위의 고속도로로 연결되는 그 중간지점에 우미호따루(海蛍-바다 반딧불)라 불리는 항공모함 같은 모양의 거대한 휴게소가 바다위에 떠있다. (우미호따루라는 이름은 이 지역에 바다 반딧불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곳은 원래 요코하마나 치바의 공장을 왕래하는 트럭들의 편리를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하나, 지금은 관광지로서의 역할이 더 크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거대한 항공모함 같은 인공 섬 위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하얀 뭉게구름 사이로 하네다 공항에 착륙하려는 비행기들과 헬리콥터들이 수시로 하늘을 가로지르는 광경이나, 드넓은 바다위에 띄엄띄엄 화물선들이 작은 섬들처럼 점점으로 떠 있는 모습을 바라 볼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하지 않다. 하얀 구름을 뚫고 어디선가 덜덜거리는 주황색 비행정이라도 나타난다면, 꼭 내가 ‘미래 소년 코난’이 된 듯한 기분이라고나 할까. 육지도 아닌 그렇다고 바다도 아닌 중간계(中間界)에 있는 듯한 묘한 느낌 속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적인 요소와 대자연의 조화를 감상하고 있으려니 어렸을 적 상상했던 미래도시의 모습과 사뭇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 시절 공상과학 그림대회 같은 곳에서 즐겨 그렸던 광경이 이 비슷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다시 차를 타고 아쿠아라인의 해상도로를 달린다. 이곳의 통행료는 거의 삼만 원 정도로 앞서 말했듯이 일본에서 가장 비싼 고속도로라고 한다. 공사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이렇게 비싼 것이라고 하는데, 그로 인해 사람들이 이용을 꺼려해서 아직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정말 바쁜 사람들이나 어쩔 수 없이 값비싼 지름길로 가끔씩 이용하거나, 아니면 우리들처럼 관광의 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한다. 비싼 통행료도 통행료이지만 전반적으로 일본의 고속도로에는 톨게이트가 너무 많다. 각각의 도로들이 서로 다른 민영기업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데, 정말 몇 킬로에 한번씩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자주 톨게이트를 만나게 되며 그때마다 적지 않은 통행료를 지불해야만 한다. 교통비에 관련된 모든 것은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냥 어디 싸돌아다닐 생각하지 말고 집에만 있으란 뜻인 가보다. Contax T3, at 우미호따루(海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