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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l 2005.06.22
일본 여행기 #14 '센다이의 스시집 '


차를 달려 일단 아침 산책 겸 집에서 가까운 시오가마사마신사(塩釜神社)에 잠깐 들렸다가 점심을 먹기로 한다. 점심의 메뉴는 생선 초밥. 스시테츠(すし哲)라는 이름의 음식점인데 꽤 유명하다고 한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일본에 왔으니 스시는 값싸게 배불리 먹겠지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스시는 일본에서도 나름 고급 음식이다. 가격으로만 따져 볼 때 딱 중간 레벨의 스시 세트와 게를 넣은 미소 스프를 주문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고 미국에서도 그렇고 일식집에서 미소 스프를 시키면 언제나 맑은 된장국에 각설탕처럼 썰어 넣은 두부 몇 조각과 하늘거리는 미역 몇 줄기, 그리고 다진 파가 동동 떠 있는 게 대부분인데, 일본의 일식집에서는 항상 미소 스프를 시키면 생선을 넣은 것과 게를 넣은 것 중 고르라고 한다. 나는 늘 게를 넣은 카니미소시루(蟹味噌汁)를 시키곤 하는데 빨갛게 익은 털게 한 조각과 함께 나오는 국물 맛이 너무나 구수하다. 커다란 접시에 나온 스시 세트엔 우니(성게알)를 포함한 스시 7조각과 마끼 한 세트, 그리고 가게 이름인 すし哲라는 글자가 귀엽게 써있는 계란스시 한 조각이 소담스럽게 놓여있다. 대식가들에겐 약간 섭섭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단출한 양이지만, 일단 한입 먹고 나면 그런 서운한 감정은 곧 사라진다. 바다의 맛이라고나 할까. 신선하다 못해 비릴 정도이다. 가끔씩 여러 나라에서 늘 먹어왔던 동종의 음식을 본고장이나 정말로 유명한집에서 맛보게 될 때 이러한 배신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여태껏 내가 먹었던 스시는 스시가 아니었군,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 정도까지 과찬할 것은 아니라 해도 재료와 솜씨에 따라 정말 이렇게 다를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은 적어도 하게 된다. 갑자기 예전에 보았던 ‘맛의 달인’이라는 일본 만화책이 생각난다. 대를 이어서 가업을 잇는 일본의 장인정신이 만들어내는 혜택은 우리 같은 여행객들에겐 음식점에서 가장 쉽게 누릴 수 있는 것 같다. Contax T3, at 센다이(仙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