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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l 2005.10.11
장례식에 다녀와서

공연을 같이 했었고, 정원영밴드의 멤버인 후배의 아버님이 오늘 돌아가셨다. 오늘은 대학가요제 축하공연 연습이 잡혀있었던 날이었는데, 그 와중에도 그게 맘에 걸려서 가장 먼저 나에게 전화를 했더랬다. 오늘 연습은 못할 것 같다고 울먹이면서.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너무 건강하시던 분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것도 병원을 가던 택시 안에서.

아무래도 맘에 걸려서 오후쯤 먼저 병원에 들렀다.

마침 예배를 드리고 있는 중이라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장례식장엔 사람이 얼마 없었다.

영정에 걸려 있는 아버님 사진이 너무 젊으셔서 더욱더 가슴이 아팠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라서 모두들 받아들이기 힘든 죽음.

후배는 아침에 나에게 전화했던 그때와 똑같이 계속 울고 있었다.

눈은 퉁퉁 붓다 못해 보라색으로 피멍이 든 마냥 시퍼렇고,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그런 그놈의 축 쳐진 어깨를 잡고 꽉 안아주는 것 외엔 난 달리 무슨 말을 해줘야할지 몰랐다. 너무나 뻔하고 형식적인 몇 마디를 해주면서 어찌할 바 모르는 나에게 그놈은 울먹이면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심해서 돌아가세요. 라고 흐느끼며 말했다.

지병이 있으셨다 거나, 연세가 있으셔서 어느 정도의 마음의 준비가 있었던 것이 아니기에 더더욱 충격과 슬픔이 컸을 아버지의 죽음.

그렇지만 장례식이라는 절차는 그들을 맘껏 슬퍼하고 이 사실을 받아들일 시간을 주지 않는다. 사람들은 찾아오고 상주인 그와 또 가족들은 그들을 맞이하고, 건너편에선 정신없이 음식을 나르고 있고 조문객들은 밥을 먹는다. 이런 시스템 자체에 대해서 좋다 나쁘다의 개념을 딱히 가지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오늘 문득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배 녀석이 채 맘껏 슬퍼할 수 있기도 전에, 아버지의 죽음을 완전히 받아들이기도 전에, 모든 것은 그렇게 예정되어 있는 관습 하에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그게 난 안쓰러웠다. 왠지.

물론 지인들이 찾아와서 위로해주는 것이 큰 힘이 될터이고, 또 그렇게 사람들을 맞이하고 삼일을 낮밤을 새고 난 후 몸과 맘이 저 땅 끝으로 꺼져버릴것만 같을 때 즈음이면 오히려 그 슬픔이 덤덤해지고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쉬워지게 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그러한 연유로 우리나라의 장례 풍습은 다른 나라와 달리 시끌벅적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오늘 나는 그 녀석을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맘껏 울게 해주고 싶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아버지의 영혼이 채 하늘로 올라가버리기 전에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조용히 작별인사를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갖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내가 찾아가서 그가 나를 아는척하고 몇 마디의 말을 하게 만든 것조차도 미안해지는 그런 느낌. 아직 두눈에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와중에도 조문객들을 챙겨서 예의를 갖춰야하는 그 상황이 너무 너무 안쓰러웠다.

가람아...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