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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l 2009.11.02
Akashino at Megro


2년 만인가 보다. 히로미 결혼식 참석을 위해 겸사겸사 친구들과 함께 왔었던 2007년 가을이 마지막이 아닌가 싶다. 국내가 아닌 외국의 도시를 이렇게 자주 간적도 없지만 올 때 마다 이렇게 마음의 평온을 느끼게 하는 도시도 많진 않다. 이질적이지만 그 속에서 내가 튀지 않게 묻힐 수 있고 서울과 다름 또한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도시. 좋아라하는 음식과 사고 싶은 물건들이 가득 차 있고 어디를 가나 친절하고 깨끗해서 맘 상할 일 없는 도시. 나만 남에게 피해 입히지 않으면 나도 불편할 일이 거의 없는 여러모로 A형 정서에 부합하는 합리적이고 적당히 개인주의인 사람들의 사고방식 또한 너무 나에게 맞는 도시이다. 시부야 한복판에 숙소를 잡고 스크램블 교차로에 서서 휘황찬란한 전광판을 보고 있으니 아침에 억지로 일어날 때만 해도 너무 힘들어서 좀 무리하는 것이 아닌가 후회했던 마음도 잠시, 몇 년 만에 얻은 장기 휴가라고 들떠서 작정하고 따라온 후배 녀석보다 내가 더 마음이 설렌다. 그래서 그런지 3년 전 실망스럽기 그지없던 '야스베'의 츠케멘도 맛나기만 하고 평소에 그리 싫어하던 북적이는 인파속에서도 발걸음이 가볍다. 시부야를 가볍게 훑었을 뿐인데 마음과는 달리 체력이 슬슬 바닥을 치며 누적된 피곤이 갑자기 밀려온다. 하지만 시부야에 한복판에 숙소를 잡은 어드밴티지란 이럴 때 잠시 들러 쉬어갈 수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시부야 전경이 환히 보이는 18층 방에서 좀 쉬다보니 어느새 조금씩 원기 충전되어 이번엔 지난번 녹음 뒷풀이때 히로미와 함께 갔었던, 메구로에 있는 그녀의 단골집으로 향했다. 분명 이 어딘가일텐데 20분을 헤매다 겨우겨우 찾아간 그 집은 2년 전 그 모습 그대로였고 반갑게도 주인이 나를 한 눈에 알아봐주었다. 아카시노라는 이름의 이 식당은 히로시마 스타일 '오꼬노미야키'인 '아카시야키'가 전문인 집인데 음식 메뉴와는 어울리지 않게 음악은 재즈와 블루스가 주류를 이룬다. 주인이 서빙을 보고 음식을 만들고 계산까지 하는 정말 조그만 가게인데 단골 장사가 아니고서는 버티기 힘들지 않을까 싶은 하루키 소설에 나올법한 모양새다. 혼자 와서 맥주와 간단한 안주를 시켜놓고 홀짝이는 사람 한 명, 젊은 남자 둘, 그리고 후배와 나. 한국에서라면 아마 주인장 얼굴에 그늘과 주름이 가득했을 텐데... (몇 달 버티지 못했겠지만..) 그때와 마찬가지로 이 곳의 주인장은 너무나 친절하고 활기가 넘친다. 아스파라거스를 어떻게 볶으면 이런 맛이 나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짧은 일어실력관계로 포기. 저녁겸 해서 안주와 함께 맥주를 4병쯤 비우고 나니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게 아무래도 피곤하긴 한가보다. 오늘은 일찍 취침. 20091019 in Tok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