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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l 2010.02.06
2010 1 26 일렉기타 녹음


오늘은 첫 일렉 기타 녹음이 있던 날입니다. 영차영차 짊어지고 혼 상순씨의 이펙터 가방을 열면 온갖 신기한 장비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물론 저에게만 신기한 것이겠지요.) 일명 꾹꾹이라 불리는 발로 밟는 이펙터들, 볼륨 페달 같은 장비인데 어떤 것들은 정말 오래 썼는지 세월의 흔적이 물씬 풍겨서 마치 골동품 같기도 했습니다. 기타 자체도 좋은 것들은 무척 비쌀 터인데 (게다가 종류별로 다 있어야 하고...) 이렇게 부수적인 장비들도 갖춰야 하는데다가 줄도 수시로 새 것으로 갈아줘야하니 기타리스트가 되려면 돈이 많아야겠구나 싶습니다. 그러고 보면 피아니스트들은 편하네요. 녹음하러 몸만 가면 되니까요. 상순씨는 베이시스트들도 부러워하더라구요. "베이스는 선만 꽂으면 되는구나! 좋~~~~겠다!" 라구요. 그래도 자신의 악기로 녹음 할 수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기만의 소리를 만들 수 있잖아요. 열심히 돈 모아서 좋은 악기와 장비를 사 모으고 열심히 손에 익혀서 멋진 소리를 만들어 내는 거죠. 저도 집에 업라이트 피아노가 있긴 합니다만, 정말 좋은 그랜드 피아노를 갖는 것이 소원입니다. 그러나 그러려면 먼저 그랜드 피아노를 넣어 놓고 아무리 쳐도 이웃집에 방해 안되는 아~~~~~주 넓은 집이 먼저 필요하겠죠. 게다가 녹음할 때마다 그걸 들고 다닐 수도 없으니 그냥 업라이트 피아노로 만족할 수밖에요. 다행이 공연 때에는 해마다 YAMAHA Korea 에서 Concert Grand라는 최고 기종 피아노를 협찬해주셔서 호강하고 있지요. 정말 좋은 피아노를 치면 못 쳐도 잘 치는 것처럼 들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렉 기타 녹음은 나일론이나 어쿠스틱 기타 녹음에 비해서 10배쯤 어려운 작업인 것 같습니다. Backing Guitar의 톤 하나만 잡는 데도 4시간이 넘게 걸렸으니까요. 두 대의 기타 중 어떤 소리가 좋은지, 앰프의 궁합은 어떤 것이 좋은지, 중간 중간 노이즈들도 잡고, 그리고 난 후 톤을 만지기 시작합니다. 결국 정작 연주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채 한 시간도 안 걸립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연주의 내용은 이미 집에서 전부 만들어왔으니까요. 여기서 또 한 번 피아니스트이길 잘했구나 생각이 듭니다. 피아노 녹음의 경우는 한 녹음실을 선택 한 이상 톤과 소리는 전적으로 그 스튜디오의 피아노의 성질과 하우스 엔지니어의 노하우에 달렸기 때문에 제가 어찌 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거든요. 그렇지만 기타의 경우는 기타리스트의 취향과 개인의 악기, 그리고 이펙터들의 조합에 따라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전적으로 기타리스트에게 의지하게 됩니다. 고로 좋은 사운드의 책임도 상당부분 맡고 있게 되는 거라서 어깨가 더욱 무거운 것이죠. 아무튼 저로서는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기타의 역할이 큰 밴드의 경우는 이렇게 톤만 며칠을 잡기도 한다니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마냥 기다리면서 지켜보긴 참 심심했습니다. 하하하. 이렇게 공을 들여서 나온 소리들이겠거니 하면 다른 앨범들의 기타 소리도 좀 다르게 들릴 것 같아요. 2시간 째 씨름하던 상순씨가 어딘가에 전화를 하더니 근처 선배 작업실에 다른 앰프를 빌리러 간답니다. 또 다른 궁합을 테스트하려는 것이지요. 심심해 심심해 심심하다 못해 갸브리엘 정에게 전화를 합니다. 갸브리엘 정 왈, "우리 같은 발라드 가수들이야 일렉 기타다......하면 뭐 일단 앰프에 선 꼽고, 밑에 꾹꾹이 몇 개 꾹꾹 좀 밟아보고 그러다가 녹음하면 되는 줄 알았지... 뭐 별거 있는 줄 알았남?" 그러게요. 이번 앨범 녹음을 하면서 배우는 게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당장 이 앨범에 그런 노하우들이 녹아들진 모르겠으나 앞으로 저의 음악에 정말 좋은 자양분이 되겠지요. 16년 동안 음악을 해왔지만 배운 것보다 배울 것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