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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2013.04.23
Dia:Bea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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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나도 모르게 옅은 탄식을 내뱉고 말았다.
규모에 압도당한 것이다. 
이렇게 큰 미술관을 가 본적이 있었던가. 나중에 조사해보니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현대 미술관이라고 한다. 면적대비 전시 작품으로 따져도 당분간 이 기록을 깨기 힘들 듯 하다. 100미터 달리기를 해도 될 만한 크기의 전시장 하나에 한 작가의 작품만 극도로 미니멀하게 전시되어 있는데, 이런 방이 수십 개이니 말이다. 
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전시장은 넓이도 넓이거니와 천장도 무척 높았고, 천장과 벽에 창문이 많아서 별도의 조명이 필요 하지 않을 정도로 채광이 좋았다. 그래서일까, 사방에서 스며드는 햇빛과 수많은 창 너머로 보이는 나무와 주변 풍경 덕에 마치 광활한 야외 전시장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한 아니 어쩌면 그 경계가 허물어진 느낌이었다.

작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작품이 어떤 공간에 어떻게 배치되는가도 컨템포러리 아트에선 꽤 중요한 이슈일 것이다. 현대 미술에 조예가 없는 나에겐 사실 작품 하나하나 보다는 공간 자체가 작품처럼 다가왔다. 창문 모양으로 바닥에 만들어진 빛 조각들 조차도 마치 작품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아마도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이런 공간이 탐이 나지 싶다. 아쉽게도 이곳은 특별전이 없는 영구 상설전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지만 말이다. 

문득 이 곳에 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객석의 의자도 드문드문 불특정한 방향으로 놓고, 
소리와 빛과 작품과 공간이 함께 하는 형태의 무언가를 잠시 상상해보았다.
연주자와 관객들조차 작품의 일부가 되는 열린 형태의 공연.

음...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 Dia:Beacon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