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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2013.04.17
Hiromi Uehara Concert in Blue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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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게도 히로미의 공연을 뉴욕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오늘부터 시작해서 주말까지 이어지는 공연.
공연장은 재즈 연주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클럽인 Blue Note. (물론 이번이 블루노트에서의 첫 공연은 아니다.)
첫 날이고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객석은 모두 만석.
대부분의 관객들이 현지의 미국 사람들. 
그녀는 이미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임을 익히 알고 있는데도 이렇게 눈으로 확인할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 아직까지도 나는 아빠 같은 맘인가보다. 그녀의 연주를 감상하다가도 가끔씩 관객들의 표정이나 반응을 살피며 뿌듯해하는 걸 보면 말이다.

오늘 아니면 시간이 여의치 않다고 해서 공연 전에 함께 점심을 먹었다. 이후 스케줄을 물었더니 3시까지만 공연장에 가면 된단다. 8시 공연이라면서 왜 이렇게 일찍 가냐고 물었더니 공연 전에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그녀는 매번 이렇게 공연 전에 연습을 한다고 한다. 일 년에 3분의 2를 공연으로 보내면서도, 그리고 대부분 하루의 2 세트의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매일 연습을 거르지 않는단다. 그리고는 그 공연을 전부 녹음해서 듣는단다.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독한 것...욕이 절로 나온다. ㅠㅠ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성공은 그녀가 타고난 천재성에 기인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녀가 타고난 음악가임은 물론 사실이고 나도 그녀가 천재성이 늘 부럽지만, 그녀가 데뷔한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우리는 늘 우리가 부족한 이유를 또 우리가 실패한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고 싶어 한다.
될 수 있다면 남의 탓을 하고 싶어 하고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하고 싶어 한다.
더 열심히 노력했다면 할 수도, 혹은 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싶어 한다.
일인자는 처음부터 만들어진 것이라고 그렇게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방식이 바로, 우리가 일인자가 될 수 없는 이유인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 히로미의 공연을 보는 내내 그녀에게 감사했다.
그녀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20살 때와 전혀 다를 바 없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고마웠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언제나 그녀는 나에게 큰 자극과 좌절감을 또 한편으론 용기와 힘을 준다. 내가 너무 유난스러웠던 것이 아닐까 남들과 점점 너무 동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며, 점점 자신이 없어지고 유약해진 나에게 번쩍 정신이 들게 해준다. 그래서 고맙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어쩌면 그건, 일인자가 되는 일 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