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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2013.04.08
Lucid Fall 목소리와 기타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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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인가.
윤석이의 공연을 처음 봤을 때 난 눈물을 흘렸더랬다.
소극장에서 기타와 피아노만으로 노래하는 그의 음악은
그 어떤 화려한 공연보다도 훨씬 가슴을 후볐고 후폭풍 또한 강력했다.
재형형이 옆자리에서 자꾸 3도 화음만 넣지 않았더라도 공연 내내 줄줄 울다 나왔을지도 모른다. 그 공연 뒷풀이 때 우린 말을 놓았고 그렇게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 때 그 곳보다도 더 작은 공연장에서 나는 다시 친구의 음악을 조우했다. 숨 쉬는 소리조차 방해될까 조심스러울 정도로 아주 작은 공간.
기타줄 튕기는 소리와 함께 그의 첫 목소리가 시작되었을 때, 나는 마치 내가 무대 뒤에 있는 듯 긴장했다. 잘 모르는 사이일 때와 친구일 때의 차이가 이런 것인가. 행여 컨디션이 안 좋을까봐 실수할까봐 노심초사하게 되는 것.

몇 곡이 흐르고 어느 정도 마음이 놓이자 그제야 음악을 음악으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노래를 들을 때 가사를 잘 듣지 않는 나에겐 그의 음악은 매우 특별하다.
물론 그의 가사가 좋고, 또 음악에서 가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강력하기 때문도 있겠지만, 가사 중심의 음악이라고 해서 다 이렇게 ‘모두’ 들리지는 않는다. 그의 음악에서는 하고자 하는 이야기, 그의 마음이 멜로디와 절묘하게 빚어져서 토씨하나까지 또박또박 전해진다. 덤덤하게 멋 부리지 않고 고요하게 노래를 이어가는 그의 창법과 연주도 큰 몫을 한다. 듣다 보면 그가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 마음을 왠지 알 것 같아진다. 그래서 아프지만 그 자체로 위안이 된다. 이런 것이 노래의 힘인 것 같다.

백번을 넘게 들은 곡임에도 나는 또 몇 몇 곡에서 울컥하고 말았다. 공연 내내 많은 단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처음 그의 음악을 접했을 때, 그리고 처음 라디오 방송에서 만났을 때. 술 마시며 열띠게 토론했던 수많은 논제들. 각자의 고민들. 노래의 얽힌 개인적인 나의 사연들. 사람들. 생각이 꼬리를 물며 이어졌다. 관객들이 많이 쓰는 표현, 음악과 함께 짧은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다는. 이런거구나.
꽤 멀리까지 다녀온 느낌이었다.

진심이 느껴지는 음악은 질리지 않는다.
이제 좀 친해졌다고 무디게 들리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맥주가 술술 잘도 들어가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