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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2013.01.12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 강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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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이렇게 살자, 혹은 이렇게 살아라 유의 에세이들이 참 많다.
그런데 나는 (개인적으로) 그런 글들을 읽을 때 아 이렇게 살아야지 라는 생각보단 왠지 그렇게 살 수 없을 것 같은 나의 무능력함에 좌절하며 되려 더 큰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다. 

이 책의 에피소드들은 어쩌면 평범한 우리들이 살면서 한 번쯤 느껴봤음직한 평범한 소재들이다. ‘같은 눈높이’에서 조곤조곤 들려주는, ‘나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혹은 ‘이렇게 느려도 되는 걸까’ 하는 작가의 솔직한 자기 성찰은 그녀에겐 부끄러운 고백 또는 진지한 고민이겠지만, 읽는 우리에겐 큰 용기로 그리고 따뜻한 위로로 느껴진다. 
나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었다는 위안, 나만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안도. 어쩜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질책보다 더 절실한 것일 수 있으니까. 우리가 너무 성급해서 혹은 귀찮아서 생각이 멈춰버렸던 지점에서도 워낙 ‘모든 게 느린’ 그래서 남들보다 더 천천히 오래 생각하는 그녀는 우리가 더 느꼈어야 할 혹은 생각했어야 할 이야기들을 대신 겸손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래서 고맙고 그래서 더 뜨끔하다.

나를 내려놓을 수 있는 어른. 
내가 부족한 걸 인정할 수 있는 어른. 
그녀는 어느덧 이 책을 통해 그런 어른에 이미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 글을 다 읽고 난 지금
나도 그런 ‘좋은 어른’ 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