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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2012.05.29
시력 저하
최근 들어 시력이 나빠진 것 같다.
그냥 피곤한 게 아닐까 침침할 때마다 눈을 부비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며칠 전 민방위 훈련을 갔다가 2층 뒷자리에서 프로젝트 화면의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아무래도 조만간 안과를 가야할 것 같다.
하긴 지금의 안경 도수로 십 몇 년 동안 안경을 맞춰왔으니 시력이 나빠질 때도 된 것일지 모른다. 노안의 시초인가 씁쓸해지기도 하고 너무 그동안 눈의 건강에 소홀했던 것이 아니었나 반성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솔직히 가장 걱정 되는 것은 일단 도수가 바뀌게 되면 내가 갖고 있는 수십 개의 기존의 안경들은 이제 안녕이라는 사실. 선글라스를 포함 십여 년 동안 모아 온 그 많은 안경들의 알을 모두 바꿀 수는 없으니 말이다. 어차피 쓰는 안경만 계속 써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언제라도 기분 내킬 때 집어 쓸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안 쓰는 것과 영영 못쓰는 것은 심리적으로 차이가 크다. 그 중엔 이미 유행이 지나서 다시 쓸 일이 없는 안경들이 상당수인데도 말이다.

그러고 보면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난 비슷한 것 같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있을 때는 언제 밥이라도 먹자 하면서 몇 년 동안이나 서로 약속을 미뤄오다가 막상 그 친구가 외국에 나가게 된다고 하면 떠나기 전에 꼭 얼굴 보자고 우긴다거나, 외국에 사는 친구들을 방문해서 만날 때마다 (사실 한국에 있는 친구들 보다 어쩌면 더 자주 만났을지도 모르면서) 이제 보면 언제 다시 또 볼 수 있을까 하고 애틋해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언제든지 맘만 먹으면 쓸 수 있는 물건. 
언제든지 약속만 잡으면 만날 수 있는 친구들.
그렇게 ‘언제든지’라는 안심할 수 있던 상황이 변하고 나서야 깨닫는 소중함.

그나저나 눈이 너무 나빠진 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