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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2012.05.10
타인의 취향
이번 여행을 함께 온 동생 지현이와 나는 음악 듣는 취향이 무척 다르다.
그녀의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고 있으면 두 곡 건너 한 곡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곡이다. 그 중엔 가수의 이름조차도 생경한 경우도 많다. 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밴드 음악이나 인디 음악들을 좋아해서, 예를 들면 나는 그들의 존재조차 몰랐을, 팬클럽 회원이 100명도 안됐을 PC통신 시절부터 그녀는 '언니네 이발관'의 팬이었고, 그래서 이석원씨에게 나는 가수 김동률이 아니라 지현이 오빠다. 지금도 그녀는 나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인디 뮤지션의 음악들을 즐겨 듣고, 열심히 공연을 다니곤 한다. 가끔 나에게도 "오빠가 좋아할 진 모르겠지만..." 하면서 그들의 음악을 소개 시켜주곤 하는 그녀. 정작 뮤지션인 오빠보다 특정 장르에 있어선그녀가 훨씬 전문가인 셈이다. 반면 그녀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 중 몇몇 스타일엔 심하게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여서 (예를 들면 뮤지컬 음악이나 너무 로맨틱한 음악들), 내 아이팟으로 같이 음악을 들을 때면 세곡 중 한 곡은 스킵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남매는 웬만해선 음악은 각자의 이어폰으로 따로 듣는다.

그러면 이쯤해서 드는 의문 하나. 
그녀는 과연 내 음악을 좋아하긴 할까?

"지현아 그럼 넌 내 음악들은 어때?"

"응?"

"내 음악들 중 좋은 곡이 있어?"

"음... 다 좋은 건 아니지만 좋아하는 곡은 있지?"

"예를 들어?"

"음... 고독한 항해? 떠나보내다?"

두 곡 다 사랑노래가 아니고 유명하지 않은 곡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넌 주로 유명하지 않은 곡들을 좋아하는구나?"

"아니야 '이제서야'도 괜찮아. 그게 모놀로그 앨범 타이틀곡이잖아."

"음... '이제서야'는 토로 앨범 타이틀곡인데?"

"어? '이제서야'가 '얼굴 봤으니 됐다' 아냐?"

"음... '얼굴 봤으니 됐다'는 '그건말야' 인데?"

"아... '그건말야'가 5집 타이틀곡이었구나..."

"5집 타이틀곡은 '다시 시작해보자'인데?"

"뭐? 얼굴 봤으니 됐다가 타이틀 아니었어? 호호호호 난 그게 타이틀인 줄 알았는데?"

"..."

"그럼 '이제서야'는 뭐지?"

"..."

"오빠 '이제서야' 불러봐... 뭐였지?"

나는 얼떨결에 '이제서야'의 몇 소절을 불러주었고 그녀는 알듯말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어쨌든 자긴 '얼굴 봤으니 됐다'가 좋다며 'Replay'도 괜찮았다고 덤으로 얹어 준 후, 호호호 웃으며 다시 이어폰으로 자신의 아이팟을 듣기 시작했다. 

다음엔 내 노래 중 싫어하는 곡들을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