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icial website of KIM DONG RYUL

2011

  1. - Oct (1)
  2. - Sep (1)
  3. - Jan (1)

2006

  1. - Nov (1)
  2. - Oct (1)
  3. - Sep (83)

2001

  1. - Nov (1)
  2. - May (1)
  3. - Feb (2)
김동률 2012.05.01
아를의 벼룩시장
523776_339104882822404_579992074_n.jpg




벼룩시장에 올 때마다 나는 영화 '레드 바이올린'을 떠올리게 된다.
17세기 이탈리아의 명인 손에 탄생해서, 알프스의 수도원, 영국의 천재 연주가의 손을 거쳐, 대륙을 건너 중국에 넘어갔다가 마침내 현대의 몬트리올의 경매장까지 오게 되는, 수세기를 걸친 한 바이올린에 얽힌 에피소드를 그려 낸 영화.

엔틱이라고 말하기에도 너무 초라한, 이미 그 본연의 실용 가치는 오래 전에 상실해버린 낡고 먼지 가득한 골동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레드 바이올린의 드라마틱하고 장대한 잔혹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물건들이 오랫동안 품고 있을 제각각의 사연이 궁금해지는 것이다.

처음 세상에 나와 반짝 반짝 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이 물건들이 거쳐 간 수많은 주인들의 인생사가 궁금해진다.
알고 보면 우리가 알만한 유명한 인사들을 스쳐간 물건들도 있을지 모른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혹은 상상도 못할 비밀스러운 역사의 한 장면을 목도한 물건들이 지금은 초라한 신세가 되어 여기서 1유로에 팔리는 신세가 돼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저 멀리 놀러 온 한 동양 사람에게 팔려, 졸지에 장식품 신세로 전락한 채 쓸쓸히 거실 한 구석을 지키게 될지도 모른다.

아 공상은 언제나 재밌어라!
어쩌면 영화 '레드 바이올린'의 아이디어도, 나처럼 작가나 감독이 벼룩시장을 구경하다 나온 것일지도 모르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