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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2012.04.28
버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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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진 찍을 때 입과 배를 쑥 내미는 버릇이 있나보다.
말로만 들었다면 '에이 설마' 하고 믿지 않았을 테지만, 증거들이 수두룩하니 부인할 수가 없다. 
뭔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디지털 카메라의 액정을 내려다보고 있는 나.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내 모습이 찍힌 사진이면 어김없이 나오는 이 포즈에 일행들은 자지러지게 웃는다.

의식하고 나서도 여간해선 고쳐지지 않는다.
꼭 고쳐야 할 필요는 없는 사소한 버릇이지만 그래도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
도대체 언제, 어떻게, 왜, 이런 버릇을 갖게 된 걸까.
이 자세가 딱히 사진 찍는데 더 편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의식 못하지만 내 주위 사람들에겐 너무 익숙한, 이런 내 모습들이 얼마나 더 많을지.
사진 찍는 포즈와 같은 사소한 것들은 그렇다 치고 걔 중 혹 남들을 불쾌하게 만들거나 매너 없이 보이게 하는 것들도 있지는 않을는지. 그렇다면 고쳐야 하는 건지, 그냥 모른 척 살아도 괜찮은 건지. 

그러고 보니 나의 겉모습에 가장 무지할 수도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늘 거울로 확인하는 내 앞모습보다 누가 찍어줘야 볼 수 있는 내 옆모습 사진이 아직도 낯선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이란 내가 짐작하는 것과는 영 다른 형상일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다. 
나의 '겉모습'은 나 아닌 남들이 더 잘 알고 있다는 것. 
하지만 정작 내 속내는 나만큼 잘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