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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2012.04.20
오데옹 백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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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오데옹 백반집이라 부르던 식당.
서민적인 분위기에 상대적으로 싼 가격, 그리고 무엇보다 음식이 맛나서
파리에 올 때마다 재형형이 데리고 오던 곳.
카페의 이름은 당연히 외울 생각조차 안했고 
그저 송아지 고기와 오리 고기가 맛나다는 기억만 갖고 있었다.

그런데 동생과 얘기하다보니 
우디 알렌의 영화 'Midnight in Paris' 에서
주인공이 헤밍웨이를 처음 만난 카페가 이 곳이었단다. 
영화에선 안 쪽의 테이블 배치가 바뀌어 있어서 눈치 채지 못했는데
얘기를 듣고 보니 맞다 여기었구나 싶었다. 

보통 다른 식당 같으면 
가게 여기저기 영화의 스틸 컷을 대문짝만하게 붙여놓고
대대적인 홍보를 해댔겠지만,
이 곳은 가게 앞에 
우디 알렌의 사인이 담긴 조그만 사진 한 장을 걸어놓는 것으로 끝.

어쩌면 저 사진 한 장을 붙일까 말까도 주인장의 자존심상 
긴 고민 끝에 결정되어진 것일지도. 
'영화 덕에 장사 잘 된다는 얘기 따위는 듣고 싶지 않아!' 하면서 말이다. 

파리는 이렇듯 웬만해선 변하지 않는다.
영화 '라붐'에 나오는 84번 버스는 아직도 그 노선 그대로이고,
옛날부터 유명한 카페는 인테리어를 비롯해 메뉴도 거의 바뀌지 않는다.
불편하고 낡은 것들이 소중하게 지켜야 할 자산이라는 것을 
파리 시민들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 같은 여행객들이 몇 년 만에 찾아와도, 
이 도시는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반갑게 우리를 맞아준다. 

유학시절 방학 때 서울에 올 때면 매번 새롭게 달라져 있는 모습이 낯설었더랬다.
대학 신입생 시절 자주 놀러 가던 홍대의 모습은 기억 속에서만 존재할 뿐, 
현재까지 남아 있는 카페나 식당은 거의 없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데이트 하던 카페에서 
몇 십 년 후 아들이 여자 친구에게 청혼을 하는 그런 낭만은 
이제 서울에선 기대하기 힘든 일이 되어버린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