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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2014.02.16
Tempo
메트로놈.jpg


이번엔  Tempo입니다.

곡의 장르에 따라서 템포가 조금만 바뀌어도 곡의 그루감이 크게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는 빠른 비트의 곡들이 민감합니다. 그루브(Groove)가 생명이니까요.

BPM이 빨라진다고 무조건 더 신나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리듬에 맞는 적정 템포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리듬을 만들 때 템포를 조금씩 바꿔가면서 춤을 춰보고 노래를 불러보며 가장 몸이 흥겨운 접점을 찾는다고 하지요. 춤을 모르는 저로선 어려운 세계입니다. 그래서 제가 댄스 음악을 잘 못하는 것일 수도.


발라드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템포에 그리 민감하진 않아서, 주로는 노래 부르기에 가장 좋은 템포를 고릅니다.

너무 느리면 숨이 모자라서 노래가 힘들고, 너무 빠르면 가사를 발음하기가 벅차서 힘이 들지요. 노래에 있어서 숨이란, 마치 연료와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폐활량이 좋은 가수가 유리하긴 하지만, 같은 숨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써서 노래하느냐의 테크닉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데모 작업 때 최선을 다해서 노래를 불러 보고 자신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템포라는 확신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가사가 나오기 전, 가수가 데모 작업 때 가이드 보컬로 노래를 부를 때 대부분 자신이 발음하기 편한 언어들로 부르곤 합니다. 가수들마다 가이드 보컬 때 선택하는 언어들이 각각 달라서 재밌는데요. 아마 가장 많은 건 페이크 영어가 아닐까 싶네요. Forever, never, Love you, with you 같은 중 1수준의 영어 단어가 무한 반복되는 식입니다. 윤상씨나 조원선씨는 거의 ‘나나나’로 데모를 부릅니다. 나중에 가사를 붙일 때 가장 중립적으로 데모가 들리게 하기 위함이라고 들었습니다. 정재형씨는 ‘라파비레파’ 라는 발음을 선호합니다. 어떤 분들은 페이크 일어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외계어로 불러 놓는데요. 그 데모의 발음들이 가사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음에서 가장 편하게 낼 수 있는 발음을 무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음이나 모음만 달라져도 노래하기가 불편해지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데모를 너무 많이 들어서 귀에 익어서일 수도 있겠지요.) 예를 들어 나나나 로 데모를 불러놓게 되면, 데모에선 편하게 불렀지만, 나중에 가사가 붙어서 센 자음이나 받침을 소화 할 때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숨, 즉 연료를 소모하게 되어 힘들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역시 다 가수들의 개인차겠지만, 데모의 외계어들을 듣고 있노라면 민망하고 재밌는 것은 매한가지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발음에 신경을 써서 가이드를 불러놓아도 막상 진짜 가사를 붙여 노래를 해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곡이 늘어진다던지 숨이 가쁜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선 역시 반주의 템포를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1,2 BPM 정도 줄이거나 늘릴 수 있는데요, 이 또한 사운드의 손상을 가져오기 때문에 가능하면 드럼 녹음 단계에서 이런 실수가 없도록 여러 번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매체가 지금처럼 다양하지 않았던 90년대까지만 해도 라디오 방송국에서 곡을 홍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일반적이었는데요.

정해진 방송 시간 안에 많은 곡들을 틀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긴 곡들은 자주 플레이되기가 힘들었지요. 그래서 소속사에서는 발라드는 5분을 넘기지 말 것, 혹은 4분을 넘기지 말 것, 하는 압박이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기억의 습작은 신인 앨범의 첫 타이틀곡으로는 참 긴 곡이었습니다.) 어떤 곡이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오 분이 살짝 넘어갈 것 같아서 순전히 그 이유 때문에 템포를 살짝 올렸던 기억도 있네요. 지금은 아무리 길어도 곡이 좋으면 상관없다는 추세이지만요. 

이상 템포에 관한 이런저런 잡담이었습니다.


키와 템포가 정해지면 이제 본격적으로 곡의 구조를 완성할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