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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염둥이 2020.07.06
김동률 가수님께 :)

이른 장마철이 말썽을 부리는 요즘, 잘 지내고 계시죠? :)


며칠 전, 유독 가수님 노래가 사무치고 자꾸 듣고 싶어 노래를 귀에 담다가 처음으로 가수님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달았는데

10시가 넘은 시각이라 알람이 방해가 될까 걱정스런 마음으로 댓글을 달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한 때 음악의 길을 잠시 걸었었습니다.

어린 청춘과 젊은 패기를 등에 업고 앞만 보고 달려갔고 가끔 보이지 않는 예체능의 미래에 무너져 

노래를 부르는 것도 겁이 났고 노래를 불러내는 것도 숨이 막혔던 슬럼프와 고달픔과 외로움 속에서 가끔 길을 헤맸지만 

대학 입시 합격이라는 단어 속에 설움과 고통이 싹 날아갔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슬럼프가 올 때 마다 귀가 먹먹할 정도로 가수님 노래를 크게 틀어 가수님 음악 속에 들어가 잠시 쉬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고작 몇 년 전 이야기지만 꽤 아득한 먼 과거의 얘기 같습니다.


저는 노래가 향기 같습니다.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 때의 그 시절과 감정과 그 사람이 있는 것만 같고,

또 어떤 노래를 들으면 또 다른 그 때의 그 시절과 감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수님의 노래를 들으면 여행을 가는 것 같습니다.

여행의 대표적인 곡인 가수님의 출발이라는 노래는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을 만큼 여행의 대표 노래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 ㅎㅎ


"감사"를 듣고 있으면 제가 첫 여자친구라며 좋아했던 사람의 수줍은 고백이 생각나고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듣고 있으면 첫 사랑이랑 다시 마주치면 이런 기분일까 싶은 상상 속에 잠기고

"답장"을 듣고 있으면 서툴었던 첫 사랑과의 연애 시절이 떠오르며 가사 속 내용을 곱씹어보며 그랬을까 그랬으려나 생각하고

"replay"를 듣고 있으면 첫 사랑과 이별의 문턱 앞에 섰을 때가 밀려오며

"다시 시작해보자"를 듣고 있으면 '헤어지자 요란할 것도 없었지 짧게 굿바이 2년의 세월을 털고'라며 시작부터 제 얘기를 대입해보고

"기적"과 "욕심쟁이"와 듣고 있으면 이렇게 달달하고 귀엽고 소중한 사랑하고 싶다며 설레기도 하고

"그럴 수 밖에"와 "내 사람"을 듣고 있으면 편안하고 잔잔한 설렘에 휩싸이기도 하며

"연극"을 듣고 있으면 무대를 다 하고 내려올 때의 안도감과 공허함을 맞이하는 것 같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Contact"를 들으면 디즈니 공주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기도 하고, 풍선 안에 들어가 두둥실 올라가는 기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제가 가수님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만 추려봤는데도 이정도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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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아직 어린 나이라며 젊다며 좋을 때라며 얘기하는 20대 중반이지만,

요즘 남들과는 다르지 않게 평범하게 시험 공부하며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저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내 평생 음악을 다시 할 순 있을지 언젠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을지 이렇게 살아가는 게 맞는 건지 그냥 평범하게 조용히 남들처럼 사는 게 성공한 삶인건지 싶다가도 노래를 다신 부를 일이 없을까 겁도 나고 무섭기도 하며 이래저래 내적으로 방황을 많이 합니다.

그럼 그냥 가수님 노래 들으며 생각 정리 찬찬히 하고 조용히 마음을 다 잡아보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내가 해야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하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먹습니다.


저는 가수님 말씀처럼 조금 더 멋지게 조금 더 늙어가고 있습니다.

만약 정말 만약 올해 가수님께서 콘서트를 하신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기필코 가수님의 목소리를 귀에 담으러 갈 예정입니다.

가수님의 숨소리, 호흡, 창법, 목소리, 감정, 표정, 몸짓, 동작 하나하나 눈에 담고 귀에 담으려고 합니다.

벌써 2020년 하반기입니다.

덥다덥다하다가 여름이 가고 추석을 맞이하며 감기 조심하자는 말을 할 때쯤 가수님이 더욱 더 생각나는 겨울이 찾아오겠죠.

올해 겨울은 가수님을 뵐 수 있을까요, 그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멋지게 늙고 싶은 청춘이

2020.07.06 김동률 가수님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