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선연
2019.12.24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유진 님 글 남기실 것 같더니, 역시나 들어오셨네요. ^^
지금 현재 제가 지내는 이 집은 제 집도 아닌데다가,
서민적 느낌의 동네라서, 제 마음에 별로 들지 않고,
또 제 심신이 무거워 바로 코앞에 있는 음식점들조차도 나가기 힘들어
지금 크리스마스 이브에 굶고 있네요. 하하 ^^
10여년 전 쯤부터 인생 풍파를 만나면서 그 이후 친구들과 연락 모두 끊기고,
또 어차피 친구들은 현재 결혼한 가정에서
자식새끼들과 크리스마스 보내는 시절이라,
나는 함께 하지도 못하는 때이기에,
혼자서 외로움 느낄 크리스마스 아닐까, 생각했었었는데.
여기가 시장이 바로 옆인 동네인데요.
앞집 20대 청년은 한창 나이에 연인도 없는지, 또 친구들 모임도 없는지,
자신의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가게(1층은 가게, 2층은 자신들 자가 가정주택)
문 닫는 일 도우며 집에 있고, 어린애들은 캐롤 부르며 지나가는 소리 들리고,
옆집에는 서울에 살다가 딸이 대학교를 부산으로 와서,
지금껏 10여년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던데요.
이제 막 서른 쯤 되는 딸은 남자친구도 있다던데, 이브에 약속도 모임도 없는지
퇴근하고 바로 들어오는 소리 들리네요. 하하하.
나보다 많이 젊은 20대 30대 청춘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약속 모임도 없이 집에 있는 소리 들리고,
동네아이들이 캐롤 부르며 지나가는 소리 들려오고 하니까,
뭐 그리 외로움도 못 느끼겠네요. 크크 ^^
작년 크리스마스 이 시간 쯤, 여기 동닷에 들어와서
동률오빠께 안부 전한지, 정말 엊그제 같은데 말이죠.
동률오빠가 "화분에 물 주실 때마다, .......... 조카 생일 돌아올 때마다,
엊그제 일 같아서 깜짝 놀란다" 고 하셨던 것처럼,
[ 우리들 모두 나이들수록, 시간은 훨씬 더 빠르게 흐르네요.
사실 시간은 언제나 하루 24시간 자연의 순리대로 똑같은 데 말이죠....... ^^ ^^ ]
추신:
이번 콘서트 때 세종문화회관 로비에 전시되어 있던,
피아노 그림 세트에서 찍은 제 뒷모습 사진 보고는,
아는 동생이(이번 콘서트 티켓팅 성공시켜줬던 동생) 하는 말이
제 뒷모습이 영락없는 고등학생 모습같다고 하던데,
그런 말 들으며, 40대 제 나이 인생 위로 받아야 하나요? (서글픈 웃음..... ^^)
--- 동안 미모(?), 늙어가고 있는 부산아가씨 씀 ---
선연님 글에 제 이름이 있네요. 제게 마음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생각은 그래요. 자연적인 가정과 자녀가 있듯이 하나님 안에서의 가정과 자녀가 있는 것 같아요. 먼 훗날 선연님께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더욱 풍성한 삶을 주시려고 잠시 자연적인 가정을 허락하지 않으셨음을 감사 드리실 수 있기를 기도 드리는 마음입니다. 괜한 위로가 아니고 저의 진심이에요. 선연님께서 하나님 안에서 자신의 삶을 수용하고 일상의 작은 기쁨을 회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우선 무얼 좀 드시고 오늘 저녁 푹 주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